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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CCI 컨설턴트가 말하는] 좋은 디자인팀장 되기: 꼭 팀장이 되어야 하는 걸까? 17-10-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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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I 컨설턴트가 말하는] 좋은 디자인팀장 되기 : 꼭 팀장이 되어야 하는 걸까?

원래 팀장은 어렵다. 매출, 거래처 관리, 팀원 관리, 중장기 비젼, 등 팀장이 되면서 이전에는 내 리스트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수많은 일들이 머리를 아프게 하기 시작한다. 팀원시절, ‘하는 일도 별로 없는’ 팀장으로 나의 팀장을 바라보던 철없던 생각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나를 골치 아프게 하는 팀원들, 팀장인 나의 이 수많은 관리리스트를 상상도 못하는 팀원들이 야속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외로운 멘붕의 시기를 겪게 된다.

많은 디자이너들과 만나고 교류하면서 팀장이 되고 싶지 않은, 디자인만 잘하고 싶고, 그러면 된다고 믿는 주니어 디자이너들을 꽤 자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후배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게 되고, 연봉도 오르고, 업무는 점점 복잡하고 규모가 커지는데 ‘나는 ‘디자이너’니까, 디자인만 조금씩 더 잘하면 될꺼야’라고 생각하는 건 뭐랄까… 조선말기의 쇄국주의 같다고나 할까, 혹은 직원 전체가 카톡방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나 혼자 개성이고 개인의 선택이라며 문자만 고수해서 옆의 동료들이 대신 커뮤니케이션을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조직에서 좋아하기는 정말 힘들지 않을까? 결국 이직을 하든, 재직중인 기업에 남든 팀장이 되기를 거부하면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보통의 디자이너에게 에이젼시나 중소기업은 5~7년, 대기업은 10~12년 정도가 되면 크든 작든 한 조직을 맡게 되는 ‘팀장’으로서의 역할이 시작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디자인팀’의 팀장을 맡게 되는데, 디자인팀장은 다른 팀장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게 당연하다. 논리를 담당하는 좌뇌와 창의를 담당하는 우뇌 중에서 디자이너는 특히 우뇌를 잘 활용해야 하고 학교 때부터 시작해 회사에서도 시간과 노력의 대부분을 우뇌를 발달시키는 데 쓰게 된다. 그렇게 발달한 우좌와 상대적으로 덜 활용하게 되는 좌뇌는 디자이너를 회사내에서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재미있지만 관리하기 힘든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고, 실제로 이것은 상당부분 진실이다. 그러니 그들을 관리하는 것은 당연히 힘든데, 실은 팀장이 된 본인도 주어진 역할에 따라 논리와 규칙과 규범을 내세워야 하는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역할을 하게 되었을 뿐이지 원래는 팀원들과 같은 성향의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것! 게다가 디자인팀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한 편, 납기, 타부서와의 업무 조율, 목표 달성 등의 창의의 반대편의 가치들을 위해 달려야 하고 그에 따라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빡빡하게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하니 디자인 팀장은 다른 팀장보다도 두 배, 세 배 힘든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피할 수는 없지만 쉬운 길은 결코 아닌, 좋은 디자인팀장이 되는 방법은 없는 걸까? 다음 글에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